윤석열 대통령이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31일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다.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서민 문제 해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처음 대화하는 등 협치 행보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로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범정부 물가 안정 체계를 가동해 장바구니 물가를 관리하고, 취약계층의 주거·교통·통신비용 부담을 경감하며, 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그 원인은 사회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안이 응집된 결과”라며 “저출산이라는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 재정”이라며 “미래 세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본회의장에서도 이 대표와 눈을 마주치며 악수했다. 시정연설 후에는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 및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에 와서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취임 이후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라며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국회의 의견 등을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