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을 위해 주소지를 조작하고 미혼 행세를 하는 등 부정 청약을 시도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지난 상반기에만 218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주택 공급 질서를 교란한 행위에 대해 수사의뢰 등 엄정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한국부동산원과 합동으로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를 점검한 결과, 218건의 교란행위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단지 중 부정 청약이 의심되는 40개 단지(2만4263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상반기에 진행했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는 해당 지역 거주자 또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의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주소지만 옮겨서 청약하는 부정 청약이 1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론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택이나 상가, 창고, 비닐하우스 등에 전입신고를 하는 식이었다.
시행사와 당첨자가 공모해 당첨된 주택(동·호수)이 아니라 당첨자가 선택한 주택(로열층)으로 계약한 사례도 82건 적발됐다. 가계약금 500만원을 받고 미분양분에 대한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혼인(동거 및 2자녀 양육)하고도 혼인신고 없이 미혼 가구로 가장해 청약한 부정 청약 사례도 적발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사실혼 관계가 아닌 무주택가구 구성원 가구에 한정하는데, 이를 속인 셈이다.
국토부는 이번에 적발된 218건의 공급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하여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주택법 위반 시 형사처벌과 함께 계약취소(주택환수) 및 향후 10년간 주택청약 자격을 제한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일부 계약률이 저조한 단지에서 시행사의 불법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공급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공급 주체에 대한 점검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