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스피킹에 약한 이유는 시험에 특화한 학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로힛 샤르마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 글로벌 고등교육 및 직무평가 총괄부사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험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의 언어 구사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이 영어 지도자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공인 영어 점수가 높은 데 비해 실제 언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은 원인으로 ‘시험 중심적 영어 교육’을 꼽은 것이다.
샤르마 부사장은 “언어 학습 목적은 점수가 아니라 직장, 학교 등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소통 능력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교육평가 서비스 기업 ETS는 국내에 토플, 토익, GRE 등의 주관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매년 180개 이상 국가, 9000곳 넘는 시험장에서 5000만 회 넘는 시험을 시행한다. 지난해 9월 ETS에 합류한 샤르마 부사장은 고등교육, 자격증 및 직무 개발 분야에서 20년 이상 국제적 경험을 갖춘 교육 전문가다.
그는 인공지능(AI)이 가까운 미래에 영어 학습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봤다. 핵심은 ‘개인화된 피드백’이다. 개인 튜터가 없어도 AI는 유창함, 정확성, 발음, 강세 등을 기술적으로 분석하고 교정해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샤르마 부사장은 “ETS는 개인화 콘텐츠를 생성하는 에듀테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영어 학습자가 자신감을 얻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최근 토플, GRE 등 시험을 간소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험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TS는 최근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 ‘더미’ 문항을 삭제하고 시험 시간을 단축해 응시자의 부담을 덜었다. 샤르마 부사장은 “시험 관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했다”며 “응시 피로를 줄이는 동시에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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