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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게임, 뿌리 뽑는다"…넥슨·엔씨, 사설 서버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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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사설 서버를 활용하는 ‘불법 게임’ 근절에 팔을 걷어붙였다. 불법 게임이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판단해서다.


넥슨은 27일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불법 사설 서버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2인을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저작권법 및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검거된 이들은 메이플스토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설 서버 3개를 운영했다. 이들 서버 이용자는 각각 1000~2000명 수준이며 서버 한 대당 연간 수십억원대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사설 서버엔 기존 게임 시스템이 그대로 복제돼 있다. 운영자들은 이용자에게서 운영비를 받거나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낸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플랫폼으로 사설 서버를 쓰기도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무단 도용해 쓰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비슷한 수법이다. 정식 게임에서 얻기 어려운 아이템을 갈구하거나 취향껏 게임 자체를 뜯어고치고 싶어 하는 이용자가 타깃이다. 서버를 해외에 두는 경우가 많아 경찰 수사도 쉽지 않다.

넥슨과 경찰의 공조로 서버 운영자 2명이 검거됐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설 서버 1개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로얄 메이플’이란 이름을 쓰는 이 서버는 운영방침을 공지하고 접속 오류 해결을 도와주는 고객지원 서비스까지 내걸며 합법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2300여 명이 이 게임 전용 채팅방에서 활동했다. 이 서버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1인이 해외로 도피하자 경찰은 국제 형사기구인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불법 게임을 근절하기 위해 서버 운영에 가담한 호스팅업체 직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4인도 저작권법 및 게임산업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넥슨 관계자는 “서버 운영자만 처벌하려던 과거와 달리 앞으론 서버 운영을 간접적으로 도운 이들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하겠다”며 “민사 소송도 진행해 부당이익을 전액 돌려받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불법 사설 서버 단속에 나섰다. 검찰이 지난해 이 회사 게임 ‘리니지’의 사설 서버에서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 13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여전히 일부 사설 서버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운영 중인 리니지 사설 서버만 수백 개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이들 서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관의 불법 사설 서버 접속 차단 건수는 2018년 6309건에서 지난해 2만9757건으로 4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게임을 원천 차단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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