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또 하락했다. 기업 실적 우려에 예상보다 강했던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면서 투자심리는 더 급랭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63포인트(0.76%) 하락한 32,784.3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4포인트(1.18%) 떨어진 4,137.2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2포인트(1.76%) 밀린 12,595.61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대형 7개 빅테크의 부진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크게 밀렸다. 고금리 지속 가능성과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하방 압력을 가했다. 지수는 전날 기준 고점(7월 19일 14,358.02) 대비 10% 넘게 떨어져 기술적 조정구간에 진입한 데 이어 이날 낙폭을 확대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내놓은 메타는 이날 4% 가까이 떨어졌다. 애널리스트와의 실적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중동 전쟁으로 광고 매출이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게 약세 원인이 됐다. 4분기 매출도 장담할 수 없단 전망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3.75%), 엔비디아(-3.48%), 테슬라(-3.14%), 애플(-2.46%)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 모두 크게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하락에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밑돌았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2.65%)도 2% 넘게 빠졌다. 전날 클라우드 실적 실망 속 9% 하락했는데 이날 낙폭을 더 키웠다.
이날은 장 마감 후 아마존과 인텔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정규장에서 1.5% 하락한 아마존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하다가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GDP 성장률은 강했지만, 증시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탄탄한 경제지표는 고금리에도 경제가 견조하단 신호로 받아들여져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지속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올 3분기 GDP는 연율 기준 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분기(7% 성장) 이후 2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치는 월가 예상치(4.7%)도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11월에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4%로 반영했다. 12월 회의까지 기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79.6%,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19.8%를 기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