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거래정지 사태로 수천억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키움증권이 23일 15개 종목에 대해 미수거래와 신용대출을 금지했다. 일부 종목은 향후 투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키움증권은 이날 유니트론텍, 와이랩, 화인베스틸, 이수페타시스, 인벤티지랩,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한미반도체, LS네트웍스, 이랜시스, 신성에스티, 우리로 등 15개 종목에 대해 미수거래와 신용대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과거 이들 종목의 증거금률은 20~40%였다. 증거금률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일 때 최대 한도를 정하는 현금 비율이다. 증거금률을 100%로 올리면 주식을 살 때 100% 현금으로 사야 한다. 특히 기존 신용대출도 연장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증거금률이 상향된 15개 종목 중 수급 영향을 많이 받는 일부 소형주는 이날 주가가 하락했다. 신성에스티가 9.45%, 인벤티지랩이 9.02% 하락했다. 유니트론텍(-7.06%), 이랜시스(-6.53%), 와이랩(-4.63%) 등도 하락세였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라도 만기 도래 시 신용대출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특히 거래가 많지 않은 소형주는 신용 규모 등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신용대출을 제한한 것은 영풍제지 매매거래 정지로 인해 494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40%로 낮게 유지하자 작전 세력이 키움증권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키움증권 주가는 23.93% 하락했다. 미수금의 상당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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