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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넘어도 다 받겠다"…주총장에 뜬 서정진의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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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8부 능선을 넘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하면서다. 마지막 남은 관문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막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이유로 합병안 투표에 기권하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반드시 합병을 성사시키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주총장에 깜짝 등장한 서정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각각 임시주총을 열고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합병안을 승인했다. 합병 형태는 셀트리온이 존속법인으로 남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날 주총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회사 측은 합병안 가결을 자신했으나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 확보를 위해 두 회사의 합병안에 기권표를 던진 게 확인되면서다. 국민연금은 셀트리온 주식 7.43%(1087만7643주)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 회장이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였다. 서 회장은 “사무실에서 주총을 지켜보려고 했다”며 “합병을 흔드는 세력 때문에 화가 나서 와이셔츠도 챙겨 입지 못하고 왔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합병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그는 “주식매수청구권이 1조원 이상 나와도 무조건 관철시키겠다”며 “빚을 내서라도 내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최대 변수
셀트리온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2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다. 기준가는 15만813원이다. 이날 셀트리온의 종가는 14만6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 대비 7.26% 낮다. 국민연금이 셀트리온 지분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금액은 1조6405억원이다. 당초 셀트리온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제시한 1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셀트리온 합병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며 “서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총 직후 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전략 강화를 위해 자사주 소각과 취득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보유 자사주 230만9813주(약 3599억원)를 내년 1월 4일 소각할 예정이다. 또 자사주 취득은 셀트리온 242만6161주(취득 예정 금액 345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44만 주(1550억원)를 24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진행한다.
“원가 경쟁력으로 시장 장악”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합병이 성사되면 경영 투명성 제고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생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유통·판매를 담당했다.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셀트리온 55%, 셀트리온헬스케어 72%였다. 통합 셀트리온이 ‘개발-생산-유통-판매’를 일원화하면 매출 원가율은 4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법인은 오는 12월 28일 출범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양사 합병 완료 이후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유림/남정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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