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아씨'는 고용노동부 박현숙 기자실장(57세, 사무운영주사)의 이메일 별칭이다. 고용부 기자들은 방울아씨가 매일 아침 보내 오는 이메일을 시작으로 하루의 일과를 열어 왔다.
고용노동부 역사의 '산 증인' 방울아씨 박현숙 기자실장이 지난 19일 마지막 출근을 끝으로 39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임식은 23일 오후 5시 고용부 세종 청사에서 열린다.
박 실장은 현재 정부 부처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실장 중 가장 오랜 경력을 지녔다. 현 이정식 장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박 실장의 근무기간을 거쳐 간 장관은 무려 31명이다.
박 실장은 1984년 5월 고용노동부 공보실(현 대변인실)에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하면서 기자실 업무와 연을 맺었다. 이듬해인 1985년 11월 고용직(2종) 공무원으로 경력채용 되며 정식 발령이 났다.
중간에 감사관실 등을 거쳤지만 1995년 대변인실로 복귀했다. 그리고 기자실장 공석 소식에 곧바로 지원했다. 그 이후로 무려 28년 동안 박 실장은 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보도자료 배포와 일정 전파 등 출입기자들에게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이 기자실장의 기본적 역할이다. 하지만 박 실장의 역할은 단순한 소식 전달 이상이었다는 게 그를 경험한 수많은 기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의 배려와 도움은 매체 크기나 경력, 고용부 출입 여부를 가리지 않았다. 고용부가 익숙지 않아 취재에 어려움을 겪는 기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한 번 스쳐지나갔어도 얼굴과 이름을 외워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박 실장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기자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밤낮을 가리지 않은 중대재해 발생 소식을 기자단에 전달하는 박 실장의 모습에 기자들이 "힘드시지 않냐"고 물었지만 "그것은 나의 일"이라며 잘라 말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박 실장은 "고용부는 일자리,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 국민 삶과 직결되는 이슈들이 많고, 노사 간 의견도 첨예한 만큼 '거친 출입처'인 건 부정할 수 없지만 기자들도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