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당시 '전투 마약'으로 알려진 캡타곤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이스라엘 매체 '채널 12'은 숨진 하마스 대원들의 주머니에서 암페타민 성분의 '캡타곤' 알약이 총알과 함께 대량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체포한 하마스 대원들에게서도 이 약을 압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캡타곤은 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 계열의 약물을 카페인 등에 섞어 만드는 알약의 상표명이다. 이를 투약하면 피로감, 공포심이 줄어들고 장기간 높은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식욕 억제 효과도 있다. 이에 따라 수일 간의 밤샘 전투에도 피로를 느끼지 못하고, 잔혹한 작전을 수행하는 데도 두려움 없는 살인 병기가 된다.
주의력 장애, 기면증, 우울증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약이지만 현재는 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5년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테러 작전을 수행하기 전 공포를 억제하기 위해 복용한 사실이 알려져 'IS 마약' 또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마약'이라 불리기도 한다.
IS 등 테러 조직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시리아와 레바논 등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로 제조·유통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가 쉽고 저렴해 '가난한 사람들의 코카인'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한 뒤 이들이 무자비한 아동 인질극, 참수 등 잔혹행위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자신들의 만행으로 알려진 사건들에 대해 '날조'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