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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일본식 장기불황 없을 것…내년 수출 회복세는 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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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겪었던 것과 같은 장기침체는 없을 것입니다. 1990년대 초 일본에선 과도한 부채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한국에선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제레미 주크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 '2023 피치 온 코리아(Fitch on Korea)'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을 따라갈 것 같냐'는 질문에 "가계부채는 높은 수준이지만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며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피치는 지난 1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제시했다. 지난 3월 1.2%로 전망했다가 9월 1.0%로 낮췄다.

주크 이사는 이와 관련해 "올해 말부터 내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수출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로 수출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협할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저출산을 꼽았다. 그는 "일본처럼 저출산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 세션에서도 그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1%로 보고 있는데 인구변화(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 구조개혁을 이뤄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에 대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가계부채가 소비 또는 성장 측면에서 제약 요소일 수 있으나 금융 안전성 측면의 구조적 리스크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났다"며 "한국 정부가 이런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크 이사는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상향이든 하향이든 2년 안에 조정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라며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기 위해선 북한과의 관계가 바뀌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저감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건전화를 이뤄내 국가부채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인다면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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