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1주일 새 0.4%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라 연 4.5%를 넘어섰다. 채권 금리 등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압박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연 4.53~6.26%로 집계됐다. 1주일 전인 지난 10일 연 4.17~6.263%와 비교해 최저금리가 0.36%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16일 연 4.17~5.98%에서 하루 만에 연 4.55~6.26%로 0.38%포인트 상승했다.
5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가 연 4.5%를 돌파한 것은 지난 3월 15일(연 4.53%)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올해 3월은 정부가 은행들을 향해 “고금리 시기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돈잔치를 중단하라”는 경고장을 날리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던 시점이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행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집중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매주 5대 은행 부장단과 가계대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어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담대를 사례로 들며 은행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당일 국민은행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0.2%포인트 올렸다. 여기에 16일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9월 코픽스가 전월 대비 0.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자 국민 우리 농협 등 주요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추가로 인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