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됐다. 구조조정안을 두고 노사 간 극심한 대립을 겪어온 서울교통공사가 결국 파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16일 공사 연합교섭단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투표한 결과 1만1386명이 참여해 과반인 8356명(73.4%)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연합교섭단은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 회의에서 사측과 조정이 결렬되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연합교섭단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가 참여했다.
공사 안팎에선 파업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공사와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부터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모두 결렬됐다. 연합교섭단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1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총파업 투쟁 방침 공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파업 일시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11월께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은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안이다. 공사는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약 13.5%인 2211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노조 측은 “필수업무 인력이 외주화되면 시민과 직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공사 ‘MZ 노조’로 불리는 올바른노조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양대 노총에 있다며 단독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과거 양대 노총이 주도한 무분별한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으로 공사 전체 인건비가 치솟은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인력 감축 등의 문제는 기성 노조가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파업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타임오프제’를 악용해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을 반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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