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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MS 구세주 사티아 나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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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MS 구세주 사티아 나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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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2대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2013년 8월 23일, 이 회사 주가는 9%나 뛰어올랐다. 2000년 발머 취임 당시 4000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이 모바일 대응 실패 탓에 13년 만에 2860억달러로 30% 가까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CEO 사임이 호재가 될 만도 했다.

6개월 뒤 3대 CEO에 임명된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외부 해결사가 새 자리에 앉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MS에서 22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인도 이민자 사티아 나델라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이 자리를 차지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처럼 인도 최고 명문 인도공과대학(IIT) 출신은 아니지만, 부드러운 외모에 승부사 근성을 갖춘 전형적 외유내강형이다. 미국 대학원 유학 시절엔 “기초가 부족해 제때 졸업하지 못할 것 같다”는 교수의 핀잔을 듣고는 매일 연구실 바닥에서 쪽잠을 자면서 연구에 매달린 끝에 결국 2년 만에 학위를 받는 데 성공했다.

나델라의 성과를 보면, 그를 천거하고 최종 낙점한 하버드대 동아리 친구 발머와 게이츠의 사람 보는 안목도 인정해줘야 한다. 클라우드 분야를 통해 MS의 환골탈태를 이루더니 각종 사업 다각화를 적중시켜 MS에 영혼을 되찾아줬다. 한때 세계 시가총액 10위까지 밀렸던 MS는 나델라 취임 후 주가가 1000% 상승하며 1위 애플을 바짝 뒤쫓고 있다. 링크트인, 깃허브 등 인수와 챗GPT 지분투자에 이어 이번엔 정보기술(IT)업계 사상 최대인 687억달러(약 92조원) 규모의 게임 공룡 블리자드 인수도 성사시켰다.

나델라는 자서전 <히트 리프레시>에서 자신의 인생에 빛을 비춰준 두 사건을 꼽았다. 하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그의 전부였다는 크리켓이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잘할 때까지 자신에게 기회를 주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준 주장의 서번트 리더십이다. 그는 여기에서 동기부여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한다.

또 하나는 뇌성마비로 태어나 지난해 2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큰아들이다. 그는 삶의 굴곡을 통해서만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고통받은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MS 같은 기업의 존재 이유임을 터득했다고 한다. ‘공감의 리더십’ 나델라는 “경청은 내가 실천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IT 구루(guru)의 영적 구루 같은 깨달음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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