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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봇이 튀긴다는데…'소스 붓질'은 못 맡긴다는 교촌, 왜?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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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가 상승으로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인건비, 재료비 등을 감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제조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을 택했다.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닭을 두 번 튀겨 붓으로 일일이 양념을 바른다는 조리법을 고수해 온 교촌치킨은 30년만에 튀김 로봇을 도입했다. BBQ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의 튀김유를 이번 달부터 교체하는 등 각 사의 ‘시그니처’ 메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맹점 튀김 로봇 본격 도입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2일 협동 로봇 제조업체 두산로보틱스와 치킨 로봇 솔루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월 뉴로메카의 튀김 로봇을 가맹점 네 곳에 시범 도입한 것에 이어 두산로보틱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전국 1300여개 가맹점에 튀김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으로 협동 로봇 튀김 솔루션을 경기도 오산 본사에 설치하고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튀김 로봇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튀김 솔루션은 튀김 바스켓 6개를 동시에 운영해 시간당 최대 24마리의 치킨을 튀길 수 있다”며 “튀김기 상단에 설치돼 공간 활용도가 높고 기름 교체, 바닥 청소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조리 과정 효율화
교촌은 올해 목표를 조리 효율화로 설정했을 만큼 조리과정 중 비용 절감을 고민해왔다. 원재료비 상승, 인건비 부담 등으로 올 4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뒤 소비자들의 비난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적잖은 후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교촌은 소스 바르기를 제외한 조리 단계에서 업무 강도를 줄인다. 교촌치킨은 경쟁사보다 마리 당 치킨 조각이 많고 양념을 붓으로 겹겹이 바르는 작업을 고수하고 있어 경쟁사보다 인력이 1.5~2배 정도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매장에서 반죽하기, 튀기기, 소스 바르기까지 모두 소화하려면 업무 강도가 상당하다”며 “반죽은 연구개발(연구·개발)을 통해 본사에서 담당하고 튀기는 작업은 로봇이 대신할 수 있도록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붓으로 양념을 바르는 작업은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교촌은 1991년 창립 이후 30년 넘게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조리법을 유지해왔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일부 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분무기로 양념을 분사하거나 넓은 양념통 안에 치킨을 넣고 굴려보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붓을 사용한 경우에 양념이 가장 잘 배어들었다”며 “소스를 바르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해당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BQ는 튀김유 바꿔
이상기후 등으로 원재료 가격 부담이 만성화할 조짐을 보이자 외식업계는 저마다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튀김유로 스페인산 올리브유만을 사용해 연간 8000t을 수입했던 BBQ는 유럽 이상기후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하자 튀김유를 혼합유로 전환했다.

2005년 황금올리브치킨을 출시할 때 도입한 후 18년간 이 올리브유를 고집한 BBQ가 원재료 비용 부담을 끝내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달부터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씩 섞은 ‘BBQ블렌딩 올리브오일’을 쓰기 시작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반복적인 외식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작년과 같은 가격 인상 조치보다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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