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쇼티지’(공급 부족) 전망이 강해지면서 구리 및 구리 생산업체에 대한 시장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이 구리 부족 사태를 심화할 결정적인 변수로 꼽히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구리 등 원자재를 채굴하는 광산회사인 베릭골드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 6일부터 1주일간 4.92% 상승했다. 앵글로아메리칸과 프리포트맥모란도 같은 기간 각각 5.6%, 1.75% 올랐다.
5일 프리포트맥모란 최고경영자(CEO)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 필요한 구리 등 필수금속이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공급 부족은 구리 생산업체의 가격 결정력을 키워 실적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는 기존 굴뚝산업은 물론 전기차와 태양광, 풍력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수요가 창출돼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에 따르면 2030년 세계 구리 공급은 수요에 비해 약 10%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약 250만t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급 대비 수요 초과는 2035년 20%(750만t), 2040년 40%(1500만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대체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쇼티지 현상을 완벽하게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란 게 글로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그룹 우드맥켄지는 현재 t당 8350달러인 구리 가격이 5년 안에 1만1000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구리 광산의 생산 추세를 보면 공급 측면에서 물꼬가 트일 가능성은 낮다”며 “제련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해지는 것 역시 공급 증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이 우상향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만큼 구리 생산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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