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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레고가 플라스틱 못 버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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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6세로 최연소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그가 2018년 트위터 글에서 인류 종말 시기로 지목한 해는 2023년이다. 한 저명 환경학자가 “2022년 뒤에 북극에 얼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로”라고 했다는 기사를 인용하면서 “앞으로 5년 내 화석연료 사용을 멈추지 않으면 기후변화가 인류 모두를 쓸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툰베리는 올 3월 이 트위터 글을 삭제했다.

툰베리의 고국 스웨덴은 2017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넷제로)을 법제화한 나라다. 그러나 지난달 탄소중립 속도 조절 정책을 발표했다. 친환경 예산을 삭감하고,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유류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외신은 “스웨덴 정부가 2045년 탄소중립은커녕 2030년 중간 목표도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이자 일찌감치 발을 뺀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들고 기술적 한계도 명확해지자 ‘화석연료 U턴’을 선택하는 국가와 기업이 늘고 있다. 영국은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에 몰두하던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은 무려 80조원(약 595억달러)을 들여 셰일오일 시추업체를 인수했다. 화석연료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봐서다.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 업체 레고는 탄소중립에 대한 기술적 한계를 보여준 사례다. 레고는 가공이 쉽고 내구성도 좋은 ABS 소재 플라스틱으로 장난감 블록의 80%를 만든다. 그러나 ABS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시민단체들로부터 비난받자,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다가 결국 이를 포기했다. 새 공장 설비 구축에 더 많은 탄소배출이 요구된다는 것을 발견해서라고 한다.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학자라는 바츨라프 스밀은 현대인에겐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모두 플라스틱이며, 현재 화석연료 의존도를 감안하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한낱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20년 영국 글래스고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선언’은 국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지킬 수 있는 탈원전 이상의 에너지 재앙을 불러올 일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말이 딱 이 경우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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