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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사퇴' 선 그은 與…혁신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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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도부 사퇴론에 선을 긋고 현 김기현 지도부 체제하에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청문회 퇴장’ 등 논란을 빚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 일각에선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우기에는 대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 체제 전환은 지나친 주장”
국민의힘 지도부는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혁신위 구성과 함께 총선기획단 출범, 인재 영입 발표를 서두르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에 “사태 수습을 위해 혁신위를 꾸리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기구의 이름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12일 저녁 돌연 회의를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김기현 당대표가 최고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혁신안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초 당 안팎에선 보궐선거 패배에 따라 지도부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물이 마땅치 않은 데다 선거의 패인 중 하나인 김태우 전 구청장 재공천의 책임이 당보다 대통령실에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도부 교체는 현실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치부됐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위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다는 취지다. 당 관계자는 “우리 당이 열세인 지역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로 지도 체제를 전환하자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했다.

이날 정치권에선 일부 최고위원이 임명직 당직자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임명직 당직자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제외한 사무총장, 전략·조직 부총장, 대변인 등이다. 다만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회의 내내 참석했지만 임명직 당직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은 뒤 김 후보자 사퇴 의견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후보자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결심했다”며 후보자직을 내려놨다.
○국정 운영 기조 바뀌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17%포인트 차로 참패한 여권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하루를 보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최고위 회의장에 들어선 김기현 대표는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해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보다 차이가 더 크다”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겸허히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서 보선의 역대급 참패는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당정 쇄신이 시급하다”고 적었다.

대통령실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어떤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번 선거 결과가 국정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과 정부의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이번 선거로 실체가 확인된 수도권 위기론을 단시간에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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