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국회로 불러 면담을 가졌다. 전날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17.15%포인트 차이로 밀리는 패배를 당한 직후다.
면담 일정은 일주일 전에 잡혔지만, 선거 참패 다음날 이뤄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김 차관을 만나 최근의 경기 흐름과 내년 총선까지 경제전망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전하며 경기 활성화 방안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궐선거기간 김 대표는 당 지도부를 필두로 의원단을 총동원해 강서구청장 선거을 지원했다. 선거기간 최소 3회 이상 의무적으로 강서구 지원유세에 나섰던 의원들은 경제 상황과 관련한 유권자들의 비판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저하고라고 해놓고 왜 하반기에 들어서도 경기가 이 모양이냐'는 비판이 많았던 것으로 들었다"며 "당내에서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상황도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안팎에서는 보궐선거 참패를 기점으로 경제정책의 변화를 주문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충청권 의원은 "긴축재정 기조로 상당수 지역 사업도 예산을 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되면 관련 불만은 지역 여당 정치인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불경기와 내년 수도권 선거를 감안하면 정부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