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주(州) 밴프 국립공원에서 돌연 출현한 곰 습격으로 야영객 2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휴대전화에 '곰 공격 나쁘다(Bear attack bad)'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캐나다 공원관리국은 '레드디어 강' 인근에서 곰 공격 발생을 의미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경보를 접수했다.
공원관리국은 확인 즉시 대응팀을 파견했다. 하지만 당시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를 이용할 수 없었고, 도보로 이동한 탓에 습격을 막지 못했다. 결국 자정이 지날 때쯤 현장에 도착한 대응팀은 야영객 2명과 개 한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근처에는 부서진 텐트와 한 통 이상의 곰 퇴치 스프레이가 비어 있었다.
야영객들의 신원은 더그 잉글리스(62)와 제니 거스(62) 부부로 밝혀졌다. 평소에도 야외활동을 즐기던 두 사람은 일주일 간 캠핑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의 삼촌인 콜린 잉글리스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저녁 한 위성장치 운영 업체로부터 SOS가 활성화됐다는 알림을 받았다고 전했다. 더그가 위험을 알리는 메시지를 업체에 보냈고, 업체가 이를 가족인 콜린에게 전달한 것이다. 더그의 마지막 메시지에는 “곰 공격 나쁘다”는 세 단어만 담겨있었다고 한다.
공원관리국은 시신이 발견된 지역 인근을 수색하던 도중 돌진하는 그리즐리 베어(회색곰)를 발견했고, 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