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는 대표팀의 완벽한 팀워크가 만들어낸 결과다.
임시현(20)과 안산(22), 최미선(27)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세트 스코어 5-3으로 꺾고 우승했다.
1998년 방콕 대회 부터 여자 리커브 단체전 7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막내 임시현은 이우석(26)과 합작한 혼성전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2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선수들은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다. 한명이 실수해도 다음 선수가 흔들림없이 좋은 점수를 내면서 우승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4세트가 대표적이다. '올림픽 3관왕' 안산이 한국의 4번째 발을 8점에 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미선과 임시현이 잇따라 10점을 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국의 기세에 압도된 탓인지 중국은 흔들렸다. 사로에 선 중국 선수들은 8점 2개를 쏘며 무너졌다.
임시현은 8강전부터 줄곧 가장 중요한 마지막 사수를 맡았다. 결승에서는 8발의 화살 중 6개를 10점에 꽂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는 "함께 열심히 운동했으니 잘 마무리하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쐈는데 잘 들어갔다"며 환하게 웃었다.
안산은 이날 금메달에 대해 "(임)시현이 덕분"이라고 동료를 추켜세웠다. 그는 "'8점만 쏘지 말자. 9점 안에만 넣자'라는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1~3세트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8점을 쏘니 굉장히 화가 나고 속상했다"며 "뒤에서 마무리를 잘 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시현은 "절대 아니다"라며 ""내가 그렇게 쏠 수 있었던 것도 언니들이 앞에서 잘 해줬기 때문에 쓸 수 있던 거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1998년 방콕대회 이후 한국 여자양궁은 단 한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맏언니' 최미선은 "7연패를 해냈다는 걸 방금 알았다"면서 "대기록을 우리가 이어갈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고, 8연패까지 해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7일 열리는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는 안산과 임시현이 맞대결을 펼친다. 최미선은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임시현이 승리하면 양궁에 금메달이 12개나 걸렸던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이 된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3관왕을 이룬 안산은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안산은 "두 선수가 어떤 경기를 펼치든 우승은 한국 선수가 하는 거기 때문에 부담감 갖지 않고 재밌게 즐기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