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위원은 감사 결과를 심의하고 피감기관에 대한 조치사항을 의결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헌법상 독립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은 기본 덕목이다. 조은석 감사위원은 대한민국 감사위원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람이다.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그는 전현희 전 국가권익위원장 관련 감사 심의에서 감사위원이 아니라 그의 변호인처럼 행동했다.
감사원 사무처는 2020년 9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한 권익위 유권해석 사건에 대해 “전 전 위원장이 언론대응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MBC 등을 섭외해 방송에서 ‘유권해석을 모두 실무진이 한 것으로 하라’고 지시했다”는 감사 결과를 지난 5월 도출했다. 전 전 위원장도 감사 과정에서 “권익위 대변인실에서 MBC를 섭외했다”는 진술서를 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의 주심위원인 조 위원은 본인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MBC 라디오 프로그램의 PD를 소개받아 ‘MBC가 권익위에 출연 요청을 했다’는 이메일 회신을 받았다고 한다. 감사위원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감사 결과를 심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친분을 활용해 증거를 직접 취득하고, 그 과정에서 감사 결과도 외부에 유출한 것이다.
게다가 이 PD의 답변은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 그는 현재 해당 프로그램을 맡고 있을 뿐, 3년 전 권익위 유권해석 관련 방송 때는 담당 PD가 아니었다. 스스로도 구체적인 자료 없이 기억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조 위원은 이를 근거로 전 전 위원장 주재의 대책회의가 없었거나, 실제 회의 일자가 감사 결과와 달라 감사원의 검찰 수사 요청서가 허위공문서가 될 수 있다는 등 노골적으로 전 전 위원장을 편들었다고 한다. 그는 전 전 위원장의 상습 지각 사건과 관련해선 전 전 위원장 측 의견서를 감사원 사무처에 공개하지 않고 감사위원들끼리만 공유하는 등 자료도 은닉했다. 감사위원 전원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도 전 전 위원장에게 유리하도록 다수의 문구를 삭제·수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검사 출신인 조 위원은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한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에서 서울고검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전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직을 정치에 활용해 무수한 비난을 받았다. 조 위원 역시 정치를 염두에 두고 편파·보은 감사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감사원은 그에 대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로 수사를 요청했고, 주심위원 배제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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