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 기각 이후 친명(친이재명) 지도체제를 더 공고히 한 민주당이 인사 카드로 대여 압박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더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부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반대하면 인준안 통과가 어려워 사법부 수장의 장기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재산 신고 누락,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불거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법관으로서 자신을 더 엄격하게 관리했어야 마땅했다. 그렇더라도 대법원장 직무 수행 능력에 큰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간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여러 흠결이 지적됐지만, 35년 전 한 차례 빼고 인준안 통과는 관례처럼 이뤄졌다.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만 하더라도 이념 편향성 논란이 컸으나 당시 야당은 사법부 수장 공백이 생기는 것 자체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야당이 된 민주당이 부결로 몰아가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 범죄 혐의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의 정치적 명운도 결판난다. 이 후보자 인준안 부결 추진은 이를 감안한 것이라는 정가의 분석도 나오는데, 민주당은 아니라고 확답할 수 있나.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런 인물을 계속 보내면 제2, 제3(의 인물)이라도 부결시킬 생각”이라고 한 것을 보면 속내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런 오만이 어디 있나.
거야의 폭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탄핵안을 꺼낼 태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관 파면과 탄핵 추진은 명백한 위법적인 행위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한 장관이 어떤 위법을 했나.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정치적 이유로 장관 탄핵을 함부로 추진할 일이 아니다. 민주당은 국정의 안정적 운영 차원에서 신중해야 할 탄핵과 해임건의안을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남발한다. 이런 막장 정치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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