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해 “전반적인 당내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부결로 인한)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혼란보다 부적절한 인물이 취임하는 데 따른 사법부 공황 상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야당 원내 사령탑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3일 C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부적절한 인물이면 부결하는 게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박용진 의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는 사법부 수장이 되기에 매우 부적격하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경고한다”며 “이런 인물들을 계속 보내면 제2, 제3의 인물이라도 부결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4일 의총을 열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에 부칠지 결정할 예정이다.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68석의 민주당이 반대하면 임명이 어렵다. 임명동의안 부결이 현실화할 경우 1988년 이후 35년 만에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재연된다.
박주민 원내 수석부대표도 “부적격한 사람이 대법원장이 됐을 때 여러 부작용이 있지 않겠나”라며 “이를 방관하거나 용인하는 것보다 적격자가 빨리 대법원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진상조사’ 특검법을 6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가결표를 던진 의원 징계와 관련해서는 “독립적 기구인 윤리심판원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이른바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주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퇴행적 국정 운영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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