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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따라 원전 정책 흔들리면 '한국판 뉴스케일' 못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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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원전을 연구해 사업화하려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문제는 투자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 취재에 동행한 김응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사진)는 3일 “한국은 고온가스로와 소듐고속냉각로 등 분야에서 선진국과 비교해도 연구 수준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차세대 원전 연구는 대학 연구실이나 국립연구소를 못 벗어나고 있다. 상용화가 가능한 산업적인 수준으로 연구를 발전시킬 만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서다. 김 교수는 원인이 ‘검증된 원전’에 투자를 집중하는 정부 관행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신기술을 발견하면 스타트업을 세워 정부 투자를 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선 원전 산업화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정부는 위험성이 큰 투자는 꺼린다”는 것이다.

그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제조사인 미국 뉴스케일 같은 기업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차세대 원전 상용화를 위해 “신규 원전 인허가와 실증을 빠르게 끝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지 안에서 차세대 원전을 실증 연구하는 INL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INL은 상업 전력망에 원전을 연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규제에 관계없이 에너지부 허가를 받아 실증 연구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는 실증 목적의 원자로는 인허가를 간소화할 수 있다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차세대 원전을 연구개발한다면 해외 주요국과 경쟁했을 때 승산이 있을까. 김 교수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원전 부품 제조·건설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 만큼 기초과학 분야 투자만 잘 이뤄진다면 미국 등과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고 했다. 전제 조건이 있다. 정부가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원전에 꾸준한 지원과 투자를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치권에서 좋은 에너지, 나쁜 에너지로 딱지를 붙이는 것 같다”며 “좋기만 한 에너지도 없고 나쁘기만 한 에너지도 없다.

에너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이다호폴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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