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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전력 반도체·꿈의 비행체 UAM…세계는 '끝장 테크'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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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전 1억원에 달하던 사족보행 로봇이 요즘은 대당 200만원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로봇산업의 ‘한계 돌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이동준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서울대 공대 교수로 구성된 취재진은 지난 7월부터 3개월에 걸쳐 기술 패권의 명운을 좌우할 ‘퓨처 테크’(미래 기술) 현장을 찾았다. 마이크로원자력발전, 차세대 반도체, 첨단 바이오, 2차전지(배터리),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증강현실, 수소 에너지, 첨단 로봇, 인공지능(AI) 등 9개 분야다.

미국 등 선진국은 게임 판도를 송두리째 바꿀 ‘끝장 테크’를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가 대표적이다. 한경 취재진은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원전 개발의 산실인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와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SOFC)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블룸에너지의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기가팩토리를 방문했다.

작년부터 가동한 프리몬트 기가팩토리는 1GW 규모 수소연료전지를 생산 중이다. 앞으로 4~5GW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일반 원자로 4~5개를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용량이다. ‘컴퓨팅 파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테크 선진국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 분야를 주도하는 엔비디아도 대표적인 게임체인저다. 한경 취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 초거대 AI 플랫폼을 완성하려는 젠슨 황의 야심을 확인했다. 실리콘 원판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칩 전쟁에선 초전력 반도체가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김장우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술 강국들이 AI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컴퓨팅 파워를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극도의 냉각을 통해 전력 누출을 막는 차세대 반도체를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가 싸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로 선폭을 줄이는 방식의 ‘무어의 법칙’은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그동안 설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고, 제조는 한국 등 외부에 맡기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중국과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미국 정부는 제조까지 아우르는 ‘아메리칸 팩토리’를 지향하고 있다. 강진수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미·중을 앞서는 선도적인 기술을 확보해야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가 꼽은 배터리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은 재활용이다. 어센드엘리먼츠를 방문해 폐배터리 활용 분야의 첨단 기술 현장을 취재했다.

올해로 3회째인 ‘글로벌 퓨처 테크 현장을 가다’ 기획을 통해 취재진이 다시 한번 절감한 것은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의 UAM 계열사인 샤오펑후이톈은 프로펠러 등 몇몇 기술을 빼면 부품 99%를 독자 공급망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김윤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항공우주 분야는 AI, 배터리, 전장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공학을 결합한 종합 테크놀로지”라며 “중국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식의 집적이 필수다. 반도체 탄생지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이다. 보스턴은 바이오와 첨단 로봇 관련 기술 및 돈이 모이는 곳이다. 조장환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AI를 통해서 내성 문제를 해결한 신개념 항생제를 개발하는 MIT 의료공학·과학연구소(IMES)를 다녀왔다”며 “합성생물학의 요람으로 불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현실·증강현실 분야에선 메타 시애틀캠퍼스의 X빌딩을 방문했다.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 연구진은 자사 생성형 AI의 확장 전략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본사에서 들려줬다.

■ 글로벌 퓨처 테크 특별취재팀

박동휘 유통산업부 차장(팀장), 박신영 뉴욕 특파원, 최진석 실리콘밸리 특파원, 신정은·김인엽 국 제부 기자, 강경주 중소기업부 기자, 빈난새 산업부 기자, 이주현 IT과학부 기자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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