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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가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를 내놨다. 고화질, 경량화, 콘텐츠 확대 등 ‘원조 메타버스’ 개발사의 기술력을 집약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애플의 MR 헤드셋 ‘비전 프로’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3' 행사에서 퀘스트3를 직접 소개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CEO. 사진 : 최진석 특파원
1일(현지시간) 메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처음 선보인 퀘스트3는 오는 10일부터 판매된다. 퀘스트3는 중앙처리장치(CPU)로 퀄컴의 ‘스냅드래곤XR 2세대’ 반도체를 탑재했다. 2년 전 출시된 기존 퀘스트2보다 그래픽 처리 능력 두 배 향상됐다고 메타 측은 설명했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실제 외부를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을 적용해, 헤드셋을 벗지 않고도 주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퀘스트3에 올해 신규 개발되거나 업데이트된 게임 100여개가 들어간다. 여기엔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인 로블록스도 있으며, 상당수가 MR 게임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퀘스트3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퀘스트3의 가격은 49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지난 6월 공개돼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다. 퀘스트3의 가격이 비전 프로의 7분1의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게임콘텐츠로 무장한 퀘스트3와 ‘공간 컴퓨팅’을 내세운 비전 프로가 MR 헤드셋 시장을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27일 메타의 연례행사인 ‘메타 커넥트 2023’에 참석해 애플비전을 겨냥한 듯 “합리적인 가격에 MR을 즐길 수 있다”, “퀘스트3엔 배터리팩도 선도 없어 휴대하기 좋다” 등의 발언을 했다.
비전 프로는 2300만화소의 고화질을 갖췄다. 컨트롤러로 작동하는 퀘스트3와 달리 손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를 탑재했다. ‘옵틱ID’라는 방법으로 사용자 홍채를 인식해 기기를 잠금 해제시키도록 했다. 비전 프로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은 휴대성이다. 별도의 배터리팩을 연결해야만 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전원을 연결한 채 사용해야 한다. 휴대성과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퀘스트3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두 제품이 겨냥한 소비자가 달라 직접 비교가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앞으로 퀘스트3에 이어 비전 프로까지 출시되면 MR 헤드셋과 메타버스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