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 대금을 돌려받겠다며 갤러리 대표를 감금·폭행하는데 가담했던 조선족 폭력배 가운데 한 명이 경찰에 붙잡힌 뒤 “건강이 좋지 않다”며 치료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치료를 위해 병원을 전전해야 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일당 중 한 명인 조선족 출신 폭력배 A 씨는 지난달 20일 검거돼 서울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머무르던 도중 통증을 호소했다. A 씨는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장이 좋지 않아 벌어진 증상”이라며 “평소에도 신장이 좋지 않았는데 치료를 게을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치료를 위해 서울 평동의 서울적십자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다시 인근에 있는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경찰은 "A 씨가 온몸에 문신을 두르고 있다 보니 간호 인력이나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병원이 치료를 꺼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서 경찰 호송 인력이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피해자를 감금·폭행한 일당 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지난달 20일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이들은 서울 서초구 소재 투자사의 임원들로, 대표와 전무는 피해자를 협박하기 위해 각각 조선족 폭력배와 1983년생 또래로 구성된 이른바 'MZ 조폭'을 동원했다. 투자사 임원들은 피해자에게 “'묻지 마 살인' 방식으로 당신과 남편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 사흘 뒤 전원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세 명을 조속히 검거하고 이들의 여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