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억 포기' '세계 1위 기업 사직' '창업 반년 만에 기업가치 2조 달성'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젊은 청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특히 세계적인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억대 연봉 조건을 마다해 더욱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연봉 4억 마다하고 창업…화웨이 '천재소년' 최근 근황
지난달 14일 중국에서 '천재소년'이라고 불리는 즈후이쥔(稚?君)은 자신이 직접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익스페디션 A1(Expedition A1)을 현지 언론에 깜짝 공개했다. 그가 선보인 이 로봇은 키 175cm, 무게 55kg로 전체적인 외관은 인간의 형태로 제작됐다. 최대 보행 속도는 시속 7km이며 한쪽 팔의 하중은 5kg로, 가사일부터 단순 반복 작업, 산업 현장에서 조립 업무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즈후이쥔은 "익스페디션 A1은 1세대 범용 스마트로봇"이라며 "생산, 제조업에 투입돼 인류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가정용 로봇으로 사용된 익스페디션 A1이 계란으로 요리를 하고, 노인의 투약 지도, 유아 숙제 지도 등을 수행한다.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인 제품 조립, 위험한 배선 작업 등도 소화한다. 그는 "인간만큼 유연하고 지능적인 로봇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런 로봇은 앞으로 일반적인 가정에 사용될 전형적인 로봇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즈후이진은 미래 로봇의 핵심 기술인 관절 장치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1.6kg 경량 모터 파워플로우(Power Flow)를 통해 로봇의 세밀하고 정확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효율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도록 스킬핸드(SkillHand) 기능이 탑재된 손을 제작했다. 모든 드라이버가 내장돼 있으며, 시각과 촉각 센서를 통해 정밀한 작업을 지원한다.
익스페디션 A1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같은 인공지능(AI) 모델 'WorkGPT'가 이 탑재돼 작업을 이해하고 수행하며, 추론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가격은 20만위안(약 37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10월 공개된 머스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보다 약 1000만원가량 비싸다.
반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기업가치 2조
그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간의 주목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놀랍게도 그는 무려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에 달하는 고연봉을 주는 통신장비 세계 1위 기업 '화웨이'를 박차고 나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고급 인재 영입 프로그램 '천재 소년 프로젝트'를 통해 입사한 그는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 포도 껍질을 꿰맬 수 있는 '로봇팔', '세상에서 가장 작은 TV', 게딱지로 만든 '화성 탐사선' 등 기상천외한 발명품들로 대륙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말 '탄탄대로' 커리어가 보장되는 화웨이를 박차고 나와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는데, 반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등장해 또 다시 대중의 시선을 한껏 받았다. 당시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창업을 시사한 그는 올해 2월 로봇 회사 즈위안로봇(AGIBOT)을 설립하고 특기인 로봇 개발에 착수, 반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를 공개한 것이다.
그의 회사는 창업 이후 3개월 만인 지난 5월 바이두의 자회사 바이두벤처스(Baidu Ventures)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8월에는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로부터 191만위안을 수혈 받았다. 회사 규모는 약 100명 수준으로 평균 연령 30세에 불과하다. 기업가치는 약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4조 규모로 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테슬라도 '눈독'
즈후이쥔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내년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현장에 먼저 적용된 다음, 점진적으로 가정집, 연구기관 등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재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등 전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뛰어드는 분야다. 단순 반복 작업부터, 위험 작업 수행, 구조 활동 등 광범위하기 활용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1540억달러(약 21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마트폰이나 전기 자동차와 같이 널리 보급되는 기기의 일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현재 전기차 시장 규모와 맞먹는 규모의 신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추정되는 옵티머스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옵티머스가 손가락과 팔,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자막에는 "옵티머스는 이제 팔과 다리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지난해 9월 로봇 시제품인 ‘옵티머스’를 공개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옵티머스의 가격은 2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외에도 인텔, 구글 등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최근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에 900만 달러(약 115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구글 역시 수년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의 샤오미 역시 키 177cm, 무게 52kg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최근 로봇 반려견 사이버독(CyberDog)2도 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국내 협동로봇·휴머노이드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업계는 오는 11월께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 발표 시기에 맞춰 관련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