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대북 송금 등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따지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6일 약 9시간 20분 만에 종료됐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7분부터 오후 7시 23분까지 약 9시간 20분에 걸쳐 심문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문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이나 오는 27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면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어떻게 방어할 것이냐', '김인섭씨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심사에서 여러 차례 발언권을 얻어 검찰 주장에 대해 직접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심사에서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대북 송금 의혹을 각각 '권력형 토착비리 사건', '후진적 정경유착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어 기본적인 혐의 소명을 주장한 뒤에는 이번 심문의 최대 쟁점인 '증거인멸 염려'를 내세워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를 위해 500장 분량의 PPT 자료를 준비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만 약 1500쪽에 달한다.
이 대표 측은 백현동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씨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의 유착을 전면 부인하며 검찰이 제시한 혐의 사실 자체가 허구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주장한 구속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그간 검찰 소환조사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해온 점, 제1야당 대표인 점 등을 들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심사에는 검찰에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와 수원지검 형사6부 등 10여명의 검사가 참석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를 비롯해 부장판사 출신인 김종근(18기)·이승엽(27기) 변호사,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상호 변호사(38기) 등 6명이 변호를 맡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