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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가 50% 뛴 아리스타…숨겨진 AI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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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네트워크 장비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기업이 AI를 적용해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가진 곳으로 꼽히는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업체 아리스타네트웍스(티커 ANET)의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아리스타 주가는 올해 들어 49.3%(25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기술주로 이뤄진 나스닥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26.8%)을 크게 웃돈다.

AI 열풍의 숨은 수혜주
아리스타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AI 열풍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가 앞다퉈 AI에 집중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었다. 챗GPT 등 고성능 AI의 기계학습(머신러닝)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서다. 이때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과부하가 발생하는 ‘병목 현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리스타가 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리스타는 2004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창업자 앤디 벡톨샤임과 데이비드 체리튼 스탠퍼드대 교수가 공동 창업한 IT 기업이다. 주로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및 장비를 개발해왔다.

아리스타 기술의 핵심은 네트워킹 스위치다. 서버끼리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가장 빠른 경로를 통해 처리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흐름을 통제하는 신호등인 셈이다. 방대한 데이터가 몰려와도 순식간에 이를 정리해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클라우드 서버용 운영체제(OS)인 EOS도 아리스타의 무기 중 하나다. 아리스타의 모든 네트워크 장치에 동일한 운영체제를 적용했다. 모든 장비를 한곳에서 통제하면서 연산 속도를 높였다. 다른 회사의 네트워크 장비와 호환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장점을 기반으로 아리스타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4%에서 지난해 25%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아리스타의 기업 가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30년까지 418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증가율(CAGR)은 9.6%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도 매년 20%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탄탄한 재무구조도 강점
아리스타의 부채비율은 131%로 경쟁사 시스코(187%)를 밑돈다. 지난 3년간 아리스타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0%대로 동종업계의 평균값(23%)을 뛰어넘는다. 2020년 30.1%에서 지난해 34.8%로 증가했다. 네트워킹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시스코(27%)와 화웨이(2.3%)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아리스타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비롯해 IT 기업의 전산 서버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대학 캠퍼스용 네트워킹 장비를 개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출에서 메타와 MS 두 기업 비중(10%)이 크다는 약점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지난달에는 AMD, 인텔, 메타, MS, 휴렛팩커드(HP) 등과 함께 ‘울트라 이더넷 컨소시엄(UEC)’을 구성했다.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UEC는 인터넷 표준 규약인 이더넷을 고성능 AI용으로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아리스타는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뒤 지금껏 배당하지 않았지만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2019년 2억800만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처음 매입한 뒤 지난해 6억219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국 씨티그룹은 아리스타를 AI 열풍의 숨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생성형 AI 수요가 늘어날수록 고성능 네트워킹 장비가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아리스타 제품 수요가 2025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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