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금을 3배 이상 늘려 2028년 매출을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과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업 전 영역에 AI 접목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26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피라미드 하단의 AI 인프라는 SK텔레콤의 기술 역량이 집결된 영역이다.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멀티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를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리고 사피온의 차세대 추론용 AI 반도체 X330을 통해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AI 기술 브랜드는 ‘에이닷엑스(A.X)’로 확정했다. LLM 이름도 에이닷엑스 LLM으로 정했다. SK텔레콤은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한편 앤스로픽,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AI 기업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피라미드 중간 영역의 AIX는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 영역에 AI를 접목하고 도심항공교통(UAM), AI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미디어, 애드테크 등은 인수합병(M&A)도 염두에 두고 있다.
‘AI 개인비서’ 에이닷 정식 출시
AI 서비스의 핵심은 지난해 오픈베타 형식으로 내놓은 ‘에이닷(A.)’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에이닷을 정식 출시했다. 일상과 AI 서비스를 연결해 ‘나만의 AI 개인 비서’로 만든다는 목표다.에이닷에서 눈에 띄는 기능은 AI 전화다.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중요한 정보 중심으로 통화 요약을 제공한다.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캘린더에 등록하거나 주소를 공유할 수도 있다. 통화 중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기능도 연내 선보인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아이폰에도 이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애플 방침으로 통화 녹음이 제공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 고객만 아이폰에서도 통화 녹음과 AI 요약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2028년) 33%로 약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조3050억원이던 매출을 2028년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AI 관련 매출 비중은 지난해 9%에서 2030년 36%로 높여 잡았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은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투자도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