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0월2일 '노인의 날'을 기념해 올해 100세를 맞은 노인 2623명에게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 지팡이인 '청려장(靑藜杖)'을 선물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의학 기술 발전으로 평균 수명도 늘어나면서 백수(百壽)를 맞아 청려장을 받는 한국인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제27회 노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100세 노인을 대표해 김영실, 김택수 씨에게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축하 카드와 청려장을 전달했다.
청려장은 밭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인 명아주 줄기를 말려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70~80세를 맞은 노인에게 나라에서 만들어줬다는 기록이 있다.
정부는 1992년부터 노인의 날마다 100세를 맞이한 노인에게 청려장을 선물해왔다. 정부는 2000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70세를 맞이한 것을 기념해 청려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당시 청려장을 받고 "탐스럽고 가벼워서 좋다"며 극찬했다.
올해 청려장 증정 대상은 주민등록상 100세인 노인은 물론, 주민등록과는 다르지만 실제 나이가 100세로 명확하게 확인된 이들도 포함한다. 남자 550명, 여자 2073명으로 총 2623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100세 이상 인구 수는 총 8929명(남자 1526명, 여자 7403명)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100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2005년 961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 3159명으로 늘었고, 이후 10년이 안돼 3배 가까이 늘었다.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100세 노인을 보는 것도 점점 흔한 일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가 100세 이상까지 생존할 확률은 3.4%로 1970년생(0.1%)에 비해 34배 높다.
2021년 출생아 수는 약 26만명으로 3.4%는 약 8900명이다. 약 100년 뒤에는 올해 전체 100세 이상 인구 수만큼의 100세 노인이 늘어나는 셈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