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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왜 그렇게 못해" 이강인 타박 받은 박진섭, 전략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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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가 연기를 너무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연기 연습 좀 해야겠어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이 21일 태국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가운데, 승리에 일조한 '맏형' 박진섭(전북현대)이 후반전 초반 받은 의문의 경고는 계획된 전략이었다고 털어놨다.

박진섭은 이날 중국 진화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태국과 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4-0 완승에 일조했다.

이날 박진섭은 후반 7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돌연 '시간 지연 행위'로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박진섭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이런 행동은 계획적이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박진섭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지난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이에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가기 전 경고를 한 장 더 받게 되면 조별리그 3차전은 결장해야 하지만, 이후 본선에서는 경고 누적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게 박진섭의 전략이었다.

박진섭은 "본선 토너먼트에 올라가기 전에 경고를 빨리 없애는 게 목적이긴 했다"며 "사실 준비돼 있었던 시나리오"라고 했다. 다만 자신의 연기가 다소 부족했다는 건 인정했다. 그는 "코너킥 키커를 맡은 게 6년 전이라 너무 어색했다"며 "경기 끝나고 (이)강인이도 '연기를 왜 그렇게 못하냐'고 한마디 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에이스 이강인(PSG) 합류에 대해선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강인이의 합류가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강인이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날 태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4-0으로 완승해 '조 1위 16강행'을 확정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19일 '중동의 복병'으로 불리는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한 바 있다. 당시 황 감독은 "대승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자만심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황 감독의 '경계 작전'은 이날의 대승으로 성공한 셈이 됐다. 황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후반이 느슨했던 게 불만족스럽다. 90분 내내 긴장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출전 시점에 대해선 "그 부분은 (선수의) 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며 "여기서 이야기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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