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1일 14: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트라스트' 브랜드로 알려진 제약 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현금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단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자사 제약사업부를 글랜우드PE에 매각하기로 하고 양 측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으로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글랜우드PE 측의 실사가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의 주요 사업은 친환경 소재 사업을 하는 그린케미칼과 제약 및 백신 사업을 하는 라이프사이언스 두 축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라이프사이언스 부문 중 백신사업을 제외한 제약 사업이다.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트라스트’,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 등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제약 사업부는 지난해 31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17% 수준이다. 다만 이익 기여도는 다른 사업부 대비 저조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SK케미칼은 매각 대금을 미래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 그린 소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변신을 내걸고 폐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인 코폴리에스터 생산 인프라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이 시장에서 미국 이스트만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2위(40%)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45만톤까지 늘려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SK케미칼은 울산 공장에서 중국까지 생산 거점을 늘리며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2025년까지 그린·바이오 소재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2050년엔 전체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랜우드PE는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키워 재매각(카브아웃)하는 데 강점이 있는 운용사다. 올해 초 LG화학의 진단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헬스케어 부문 사업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제약사업부까지 더해 헬스케어 분야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