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40세 여성이 추석을 앞두고 지자체의 도움으로 가족을 찾았다.
충북 청주시는 미국으로 입양된 엘리슨 크리스티아나씨(40·여)의 가족을 찾아줬다고 20일 밝혔다. 엘리슨씨는 오는 21일 고향인 음성에서 자신의 친오빠와 만난다.
청주시에 따르면 음성에서 태어난 엘리슨씨는 1985년 부모님이 갑자기 숨지면서 할머니 손에 키워졌다. 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져 충북희망원에 맡겨졌고, 이후 미국으로 입양되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앨리슨씨가 가족찾기에 나선 것은 2008년부터다. 그는 두차례나 한국을 찾았지만 가족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입양 기록에 담긴 정보로는 가족을 찾을 수 없었다.
이후 충북희망원에 1985년 5~10월 6개월간 머물렀던 기록을 확인한 그는 관련 자료를 청주시에 요청했다. 청주시 아동복지과 직원들은 이번 달 초 충북희망원 자료를 확인하던 중 엘리슨씨로 추정되는 위탁보호의뢰서를 발견했다.
위탁보호의뢰서에는 엘리슨씨가 입양 직전까지 생활했던 자세한 주소와 실제 이름이 있었다. 엘리슨씨는 그동안 자신의 이름을 '이자영'으로 알고 있었다. 이 이름은 충북희망원이 엘리슨씨에게 붙여준 이름으로 엘리슨씨의 진짜 이름은 '조원님' 이었다.
직원들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마을 이장에게 정확한 신원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엘리슨씨에게는 유일한 혈육인 친오빠도 있었다.
청주시는 이 소식을 엘리슨에게 전달했고, 그는 오는 21일 남편과 함께 고향을 찾아 친오빠와 상봉하게 됐다. 시는 이날 엘리슨씨의 실제 이름을 알려줄 계획이다. 엘리슨씨는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을 찾은 것이 꿈만 같다. 가족 찾기는 입양인들 사이에 거의 기적으로 통할 정도로 어렵다. 청주시 직원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