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IPTV에서도 넷플릭스 제공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 넷플릭스코리아 사무실에서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도 이날 취하했다.세 회사는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이 스마트폰, IPTV 등에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로 했다. 번들 요금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도 마련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요금제 및 SK브로드밴드의 IPTV 상품과 결합한 넷플릭스 번들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 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새로운 상품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지난 수년간 축적해온 대화형 사용자경험(UX),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인공지능(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넷플릭스와 모색한다.
결론 내지 못하고 소송 종결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진행 중인 법적 분쟁도 끝내기로 했다. 양사는 이날 재판부에 소송 취하 의견을 전달했다.양사 간 소송은 2020년 4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넷플릭스는 인터넷 사업자가 이미 이용자에게 요금을 받는 만큼 ‘이중 과금’이라는 논리를 폈다. 넷플릭스 풀HD급 영상 시청엔 최소 5Mbps, 초고화질(UHD) 4K는 25Mbps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하다. 당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가입자 급증으로 트래픽 부담이 폭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며 SK브로드밴드에 승소 판결했다.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도 구체적 망 이용 대가 지불 금액을 결정해 달라며 같은 해 9월 부당이득 반환 반소를 제기했다. 이후 최근까지 열 차례 이상의 공판이 이뤄졌다.
이 소송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트래픽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선 망 이용 대가와 관련한 8개 법안이 발의됐고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어졌다.
양측은 기밀 유지 협약을 체결해 구체적인 비용 부담 구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넷플릭스 서비스 제공에 연간 수십억원을 지출해온 SK브로드밴드는 이 금액을 웃도는 수준의 망 사용료를 받을 전망이다. 다만 망 사용료라는 명목을 적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로선 2심·3심까지 패소할 경우 확실한 사례가 만들어지는 상황을 우려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판례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이 이어지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나홀로 법정 싸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IPTV 사업자처럼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경쟁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실리를 챙기고 경쟁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우/정지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