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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없는' 인턴 아무때나 자를수 있다?…부당해고 소송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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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킹더랜드’에서 영업지원팀 인턴사원 구원은 낙하산까지 타고 출근했지만 지각이었고, 몸에 걸친 명품 정장과 시계 때문에 인턴 담당 최 대리로부터 찍힌다. 구원은 동료 인턴사원과 함께 복사업무를 하던 중 잉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쳤다고 꾸짖는 부장에게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잘못한 게 없고 잘못은 낡은 복사기를 교체해주지 않은 회사에 있다고 말을 한다. 부장은 “인턴 주제에, 개념이 없는 놈이네, 너 내일 아침부터 출근하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고, 구원은 상황 파악 차 내려온 최 이사에게 “저 잘렸어요”라며 본인이 해고된 것으로 상황을 정리한다.

많은 회사가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이처럼 인턴 기간 해고가 문제되는 사례가 매우 많다. 인턴제도는 회사가 직원과 함께 일해본 뒤 업무적격성(직업적성, 업무능력, 조직친화력, 성실성 등)을 판단하려는 제도로 이해된다. 인턴 기간은 회사 입장에서 직원과 계속 함께 가도 될 만한지 판단하는 기간이고, 3개월인 경우가 많다. 인턴 기간을 마치면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의 방향으로 결정된다.

인턴 제도와 관련, 정직원의 해고는 너무 어려운 반면 ‘인턴의 해고는 쉽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턴이라는 게 있는 거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맞는 말이 아니다. 인턴과의 관계 종료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회사가 운영 중인 인턴 제도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식 채용 후 3개월간 OJT(직장 내 교육훈련) 등 트레이닝을 받는 기간인지, 아니면 3개월 후 채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자를 ‘수습’, 후자를 ‘시용’이라고 개념화하기도 하는데, 현실에서 엄격히 구분돼 사용되고 있지는 않고 혼용되고 있다.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 만료 시 근무태도, 적성, 기능 등을 종합판단해 계속 근로가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정식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 경우도 ‘수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시용에 관한 규정이다. 수습이냐 시용이냐 용어가 중요하다기보다 본채용 또는 정식채용 거절이 유보돼 있는지가 핵심이다.

판례는 인턴계약이 본채용을 하기에 적절하지 못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한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으로 판단하면서 보통의 해고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우리나라에서 해고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차이다.

둘째, 위에서 본 것처럼 인턴 기간에 인턴 종료는 물론이고 인턴 기간 만료 시 본채용을 거절하는 것도 엄연히 근로기준법상 해고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해고 시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인턴의 경우에도 관계 종료에는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인턴은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관계 종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오해인 이유다.

다만 판례는 보통의 해고에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를 요구하고 있지만(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인턴의 경우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것’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이렇게 완화된 기준은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한다는 인턴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것으로 이해되고, 타당한 입장이다.

인턴사원 구원은 잘못한 게 없다고 바른말을 했다가 개념 없다는 이유로 잘렸는데, 법원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개념 없다는 모호한 이유로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입증 책임은 회사에 있으므로, 회사로선 인턴 기간 합리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잘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대충 감으로 정하면 안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턴 기간 종료 후 본채용이 거절된 경우 근로자 측에서는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했고 잘못한 게 없다’며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특히 노동위원회 단계 사건에서 매우 많다).

이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본채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은 하지만 뒷받침하는 자료가 부족하고 인턴 기간 있었던 일부 사례만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 사례는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고, 결국 회사의 입증 부족으로 결론내려지는 경우들을 보게 된다. 회사로선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입증 부족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넷째, 인턴과의 관계 종료도 해고이므로, 해고의 서면통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당연히 적용된다.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확히 하고 구두로 통보해서는 안 된다. 인턴사원 구원은 “너 내일 아침부터 출근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해고됐는데, 해고 서면통지 규정 위반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추가로 회사 내부적으로 인턴사원을 평가하기 위해 상세한 절차 규정을 둘 때가 있다. 동료평가, 1·2차 평가, 이의제기 절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인재를 엄선하기 위해 만든 절차로 이해되나, 절차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규정 간에 정합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절차가 어긋날 때가 있다. 내부적으로 둔 절차를 위반했다고 곧바로 부당해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분쟁에서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제도 운영에 절차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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