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는 처음에는 암세포를 잘 제거하지만 점차 성능이 떨어집니다. 큐로셀의 기술은 CAR-T의 지구력을 높여 더 오랫동안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지난 13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 전략을 설명했다. 큐로셀은 CAR-T 기술에 면역관문억제제를 결합한 플랫폼 오비스(OVIS)로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는 "면역관문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계속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유사한 기술을 가진 미국 아타라바이오 등은 PD-1만 차단하는데 여기에 TIGIT을 함께 차단하도록 해 효과를 높였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알려진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에 대한 CAR-T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발병률 11위로 비교적 흔한 암이다. 김 대표는 "임상 1상에서 용량을 늘리며 투여해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임상 2상에서 약 80명의 환자를 모집해 약물을 투여한 상황"이라며 "내년 9월 품목허가 신청이 목표"라고 말했다.
큐로셀은 지난 6월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큐로셀의 CAR-T 치료제는 암이 완전히 사라진 비율인 완전관해율(CRR)은 71%, 객관적 반응률(ORR·전체 환자에서 종양 크기 감소 등 객관적 반응이 나타난 비율)은 84%였다. 반면 국내 허가를 받은 유일한 CAR-T 치료제인 킴리아는 CRR 39%, ORR 53%였다. 김 대표는 "별개 임상이라 어떤 약이 좋다고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결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치료제 상업화를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위중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빠르게 치료제를 제조해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속검사법을 개발해 제조에 6~8주 걸리던 기간을 16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상업용 CAR-T 생산 GMP 시설을 완공하면서 향후 치료제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김 대표는 "1년에 800명 환자에게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삼성서울병원에 있던 원래 GMP 시설은 후속 개발 치료제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큐로셀은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초 기술평가에서 A·BBB 등급을 획득해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했고 지난 7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60만 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9800~3만3500원이다.
큐로셀은 18~2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30~31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11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