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장관 3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취임 후 세 번째 개각이며, 규모로는 가장 크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개각에 매우 부정적이고, 한 번 쓴 인사는 가급적 잘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과감하게 인적 쇄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업무 추진력이 있고, 필요에 따라선 누구보다 앞장서 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국방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 야당의 공세에 적극 맞섰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이명박 정부 시절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이후 꾸준히 야당과 맞서는 데 앞장섰다.
일각에서는 교체 대상이 된 기존 장관들이 부처 내부 논리 혹은 관료들에게 휘둘려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부처 장관들에게 “국무위원들은 정무적 정치인이고, 말로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전사가 돼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때문에 기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박보균 문체부 장관, 김현숙 여가부 장관 등은 사실상 경질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들 장관은 개각에 앞서 윤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책성 인사라고 하지만, 장관에 임명된 지 1년4개월이 됐으니 충분히 바꿀 때가 됐다”며 문책설을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 등이 제출한 사표도 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인사청문회 이후 새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직책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신 후보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내외 안보 환경과 여러 도전이 굉장히 심각하다”며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문화가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등에 의해 빠르게 변화하는 현장을 정책이 빨리 쫓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가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부서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저출산 문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