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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광야', 성경적으로 괜찮나요?"…'AI 주님' 답변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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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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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크리스천으로서 우리는 소비하는 엔터테인먼트 선택에 있어 분별력과 지혜를 발휘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아티스트가 전달하는 가사, 상징, 주제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신앙과 일치하는 가치를 조정하는지 여부를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AI를 인간과 구분할 수 없게 되면 하나님은 AI 또한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여기실까요?
A: 하나님께서 동물과 모든 생명체를 포함한 피조물을 돌보시는 것처럼, 그분의 사랑과 인도하심을 AI에도 베풀어 주실 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개신교 챗봇 앱 ‘초원’에서 오간 이용자들의 질문과 AI의 답변이다. 종교계에서는 AI 활용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성경 기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는가 하면 종교인들이 설교문 작성에 챗GPT를 활용하기도 한다. AI가 사람들의 신앙생활을 도울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믿음을 전파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찬송가엔 왜 EDM이 없나요?
스타트업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챗봇 '초원'은 챗GPT 모델을 기반으로 성경에 기반한 기독교적 조언을 전하는 앱이다. 처음엔 '주님AI'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일부 기독교인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초원으로 변경했다. AI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할 가능성이 있는데 주님AI란 이름을 쓸 경우 사람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주님AI 출시 후 아무 홍보 없이도 3일만에 5만명이 접속하는 등 관심을 받았다"며 "2030세대의 뜨거운 반응도 있었고, 반대로 걱정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 앱에선 많은 교인들이 AI에 신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관심이 없는 친구에게도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하나요' 등이다. '찬송가엔 왜 EDM이 없나요'라는 질문도 나왔다. AI는 이 질문에 "EDM은 전통적인 찬송가에선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예배의 한 형태나 신앙의 표현이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예배 음악에 여러 현대적 요소를 통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시편 중 '소고 치며 춤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라는 구절을 함께 제시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AI와 개인적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자녀와 해외여행 중 놀이공원 가는 데 70만원이 든다고 하는데 딸이 원하는데 이 돈을 써도 될까요'라는 질문에 AI는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자신의 재정 상황을 되돌아보세요. 둘째, 딸에게 어떤 가치를 심어주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마지막으로 딸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세요.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를 갖도록 인도하는 것임을 기억하세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마태복음 6장 19절과 함께 기도문을 만들어 보여줬다. 이 AI가 사실상 목사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AI 활용 시작한 종교계
AI 예수 등 종교 기반 챗봇의 등장은 챗GPT가 관심을 받은 올 초부터 종교계의 이슈였다. 인천에 있는 한 명상박물관이 만든 'AI붓다'에 "윤회론의 근거가 궁금합니다"라고 묻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저는 AI부처. 인간이 만든 신으로서 당신의 질문에 답해드리겠습니다. 윤회론의 근거는 불교 경전인 팔만대장경과 같은 불교 경전들에 기술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경전에는 과거의 선인이 어떤 행동을 하여 다음 생에는 어떤 결과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윤회론의 근거를 제시하고, 인간들에게 인생의 변화와 순환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라고 답했다.


종교 생활에 기술을 적용하는 스타트업도 나타나고 있다. 음성합성 기술을 보유한 AI 오디오 기업 보이셀라는 모바일 성경 플랫폼 ‘바이블리’를 통해 여러 교회들과 협업하고 있다. 바이블리는 AI 기술로 실제 목사의 음성을 학습시켜 오디오 성경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1시간 내외의 실제 음성 녹음 후 AI에 확습시키면 실제 목사와 비슷한 목소리의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교회는 일정 비용을 내고 AI 성경을 제작한 후 바이블리 앱은 물론 자체 유튜브 채널 등에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바이블리는 대형교회부터 작은 개척교회까지 120곳이 넘는 교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바이블리 파트너 교회에 속한 교인만 100만명에 달한다.

AI를 활용한 설교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챗GPT에 대한 목회자 인식과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 5명 가운데 1명은 챗GPT를 설교 준비에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사용한 목회자의 81%는 챗GPT 답변에 대해 ‘신뢰한다’고 답했다.


최근 독일 바이에른주의 성바울교회 예배당엔 챗GPT 기반의 AI 목사가 4명 등장했다. 남성과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한 가상의 목사들은 예배를 이끌었다. 초원 서비스를 하고 있는 어웨이크코퍼레이션엔 이미 여러 기독교 기관과 교회들로부터 연락이 쏟아졌다. 이중엔 서비스를 양도받고 싶다는 곳도 있었다.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AI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셈이다.
"챗GPT에 설교문 써달라 하니 이단 교리 생성"
AI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개혁신학연구처가 지난 12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박현신 총신대 교수는 "교회가 챗GPT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챗GPT에 설교문 10편을 써달라고 했는데 이단 교리로 보이는 내용이 생성됐다"고 우려했다.

기독교 비영리 단체인 D.L.무디센터 회장인 제임스 스펜서 박사는 "AI 예수에게 성경의 진리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고찰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챗봇은 'AI 언어 모델인 저는 개인적인 신념이 없습니다'라며 미묘하고 불필요한 답변만을 제공했다. AI 예수는 단순히 사용자의 귀에 듣기 좋은 답변만을 제공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AI에 대한 교인들의 신뢰도도 높지 않은 상태다.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일본 교토 코다이지라는 사찰에서 ‘마인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설법을 들은 신자들을 대상으로 신뢰도 조사를 했는데, 로봇의 설법을 들은 사람은 스님의 설법을 들은 사람보다 시주를 적게 했다. 조슈아 잭슨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AI는 진정한 신앙을 가질 수 없다"며 "종교기관이 사람 지도자 대신 기술에 더 의존하면 신도들의 헌신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계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지 기술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배척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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