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조사를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가운데, 민주당은 검찰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일부 의원은 "이 대표를 저들(검찰)의 아가리('입'의 속된 표현)에 내줄 수 없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12일 이 대표의 수원지검 출석을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대표의 출석에 앞서 검찰의 조사가 '야당 탄압'이라고 규탄하기 위해서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1년 반을 끌고 있다.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의심하는 국민들이 차츰 늘고 있다"며 "결과 여부에 관계없이 검찰 행태에 문제가 있다 분노하는 의원님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역대 야당 대표를 단식 중에 소환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인데, 오늘 몸도 가누기 어려운 상황에서 또다시 추가 소환했다"며 "그야말로 무도함과 망신 주기를 넘어서 잔혹하고 악랄한 윤석열 정치 검사의 사법 만행"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번이 6번째 소환이다. 그리고 지난 1년 6개월 동안 언론에 보도돼 확인된 압수수색만 376차례 당했다"며 "단 한 사람을 표적으로 검사 60명을 투입해 376회를 샅샅이 털고 압수 수색하며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특별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가장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검찰의 무도한 처사에 참을 수 없는 역겨움과 분노가 가슴에 솟아올랐다"며 "지금까지 370여회가 넘는 한 사람에 대한 압수수색, 2년에 가까운 일방적이고 거의 굶겨 죽이는 게 아니라 말려 죽이는, 이 검찰의 처분은 무효"라고 했다.
이어 "이 2년간의 집요하고 노골적이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이 수사는 50년을 구형받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긴 밤 고민 끝에 절대로 이재명을 저들(검찰)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결론을 안고 무겁게 이 자리에 섰다"며 체포동의안 표결 시 이를 부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을 통해 '단식 중단 요구서'를 이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 13일째로 접어든 만큼, 상당히 위험하다"며 "중단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전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지도부가 논의해 소속 의원의 바람을 당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