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기술수출 성과와 렉라자(사진) 출시 등을 통해 명실공히 연구개발(R&D) 중심 글로벌 제약사로 나아가고 있다. 렉라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은 물론 조기에 제2, 3의 렉라자 개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올해 6월 창립 97년 기념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신약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글로벌 50위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5대 전략과제를 세웠는데 그 중 첫 번째 과제가 ‘R&D 강화’다. 이를 유한양행 기업 성장 발전의 핵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전략과제의 성공적 임상 진행, 파이프라인 강화, 기반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렉라자의 후속 신약으로 집중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인 ‘YH35324’이다. 2020년 국내 바이오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도입한 YH35324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면 생성되는 면역글로불린E(IgE)의 수용체 결합부위 2개를 융합하고, 몸 속 반감기를 크게 늘린 이중융합단백질 신약이다. 국내 임상 1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임상시험에서 유인원 모델을 통해 세계 연 매출 4조원인 IgE 항체 의약품 ‘졸레어(성분명 오블리주맙)’ 대비 우수한 IgE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경쟁력이 높은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배경이다.
내년 하반기 유한양행은 이 약의 임상 2상시험 승인(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한국은 물론 유럽 국가를 포함해 다국가 임상시험으로 진행한다.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임상 2상시험 적응증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다. 이후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만성특발성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음식알레르기, 천식 등 IgE와 관련된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YH35324의 주요 적응증인 두드러기 질환 치료제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6년 1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17조5000억원, 천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으로 개발되면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HER2·4-1BB 표적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YH32367도 기대주다. 호주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는데 종양특이적으로 결합해 항암작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임상시험에서 대조 항체보다 우수한 항암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유한양행은 연구인력 증원 등 R&D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인력은 2021년 상반기 277명에서 같은 해 말 288명, 지난해 345명, 올해 상반기 기준 404명으로 2년 만에 50% 가까이 늘었다. 조 대표는 “전략 과제에 투자를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우수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 확보,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신약 연구 중심기업으로 유한양행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가동하겠다는 취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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