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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49유로 티켓'처럼…서울 버스·전철 등 무제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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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대중교통 정기권(기후동행카드)을 도입하면 승용차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대폭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내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따릉이와 내년 7월 도입 예정인 수상버스도 정기권 이용 범위에 넣어 50%가 겨우 넘는 대중교통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최소 50만 명 1인당 연 34만원 할인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대중교통(지하철·버스) 수송 분담률은 2018년 65.1%에서 2021년 52.8%로 12.3%포인트 줄었다. 이 기간 승용차의 수송 분담률은 23.5%에서 38.0%로 14.5%포인트 상승했다. 승용차 이용자가 3년 새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에 반하는 흐름이다.

승용차(1인 수송 기준)는 버스에 비해 5배, 지하철 대비 137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면 승용차 이용 대수가 1만3000대 줄고, 온실가스 배출량(연 환산)은 연 3만2000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독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중교통 실험’이 무제한 교통카드 전격 도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작년 6월 예산 25억유로(약 3600억원)를 투입해 석 달간 지하철과 버스·트램·근거리 도시전철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월 9유로(약 1만3000원) 티켓’을 판매했다. 이 티켓은 총 5700만 장이나 팔렸고, 18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고무된 독일 정부는 지난 5월 월 정기권 ‘49유로(7만원) 티켓’을 정식 도입했다. 다소 가격을 높였음에도 8월 말까지 1100만 장이 팔렸고, 100만 명의 신규 대중교통 이용자가 생겨날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시는 무제한 교통카드를 도입하면 약 50만 명이 연 34만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매달 6만5000원 이상의 대중교통요금을 내는 시민은 약 9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알뜰카드, 정부가 도입 예정인 K패스 이용자를 뺀 50만 명가량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월 40회 이용에서부터 6만5000원의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 확대는 언제
현시점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서울시 안에서 출발하는 대중교통’에 한정된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출퇴근 시 주로 이용하는 수도권 광역버스는 기후동행카드 이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이날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에 대해 각각 ‘서울시의 일방적 발표에 유감’, ‘3개 시·도 간 실무협의체부터 구성하자’는 입장을 냈다. 서울시도 시범사업에 앞서 경기도·인천시의 참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내년 7월 도입하기로 한 대중교통 캐시백 ‘K패스’와 중복될 가능성도 있다. K패스는 한 달에 21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에게 교통비의 20~53.3%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책적 접근 자체가 다르기에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는) 양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통수단 이용 패턴에 따라 이익이 달라질 텐데, 수도권에서는 기후동행카드가 더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내부에선 내년 5월 시범사업 종료 후 협상을 통해 K패스와 정책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대훈/이상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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