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검찰에 재출석해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추가 조사를 받는다. 검찰 수사팀을 향한 당 차원의 강경 투쟁도 예고했다.
11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12일 오후 검찰에 한 번 더 출석할 것”이라며 “이 대표는 검찰의 부당한 추가 소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해 여덟 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지만 단식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조기 중단했다. 조사 관련 조서 서명 등도 이뤄지지 않아 수원지방검찰청은 조사 마무리를 위해 이 대표 측에 12일 다시 출석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
이날 단식 중인 이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검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박정희, 전두환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야당 때리기의 타격감을 즐기고 있겠지만 분명 끝이 안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의 행태는 멀쩡한 사람을 잡아다가 산 채로 부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수사팀을 고발하는 등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이 대표가 검찰에 재출석하는 1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찾아 쌍방울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 전원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0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이 대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부부장검사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조작 수사의 실체를 밝히고 주범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 대표 구속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7월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특별히 부당한 영장 청구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가결 처리해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부당하고 강압적인 행위’로 몰면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더라도 의원들이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명분이 생긴다.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9월 말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표결만 무사히 넘기면 12월까지는 본회의가 없어 친이재명계와 지도부 입장에선 이 대표 구속 우려 없이 공천권 행사가 가능해진다”며 “국회 윤리위에서 부결된 김남국 의원 제명안 표결 때처럼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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