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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 느는데…'보디캠' 아직도 사비로 사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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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일선 경찰들이 그동안 사비로 구입하던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녹화장비)을 공식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칼부림 등 흉악범죄가 늘어나면서 보디캠을 도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보디캠 도입을 지연시켰던 관련법이 개정된 것도 경찰 보디캠 도입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0일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청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근거로 현장에 보디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개정안은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고자 범죄·재난·화재 등의 상황에서 인명의 구조·구급 등을 위해 영상 촬영이 필요한 경우 보디캠이나 드론 등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해 촬영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이지만, 도입 근거가 생긴 만큼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 경찰관들은 공권력 남용 시비를 차단하고 법적 분쟁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수십만원의 사비를 들여 보디캠을 구입해왔다. 그간 경찰청 등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보디캠 영상들은 모두가 경찰관 개인 소유 보디캠으로 촬영된 것이다. 경기 수원의 한 지구대 직원은 “술에 취한 행인과 시비 붙는 일이 많아지면서 혹시 모를 민원·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저마다 20만~50만원 상당의 보디캠을 샀다”고 했다.

경찰청도 2015년 약 100대의 보디캠을 현장 경찰관에게 지급하는 등 한때는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촬영 근거 규정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관련 사업을 접었다.

반면 해외에선 경찰의 보디캠이 보편화돼 있다. 영국 런던경찰청은 보디캠이 법 집행의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2016년부터 모든 외근 경찰관에게 보디캠을 지급해왔다. 미국·독일 등도 마찬가지다. 해외 경찰들은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하고, 정부 차원에서 엄격한 서버 관리를 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저위험권총을 도입하고 현장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일선 경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현장 경찰들은 사후에 정당화하기 힘든 총기보다 보디캠이 당장 절실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각종 장비 지원과 함께 현장 경찰을 보호해줄 실질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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