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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역시나 돈, 돈…836명 재판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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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치러진 제3회 농협·수협·산림조합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선거사범 83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위법행위로 입건된 1441명 중 금품선거 혐의를 받은 사람만 1005명에 달했다. 조합장 선거가 여전히 ‘돈 뿌리는 선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선거범죄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하다 보니 상당수 사건이 시간에 쫓기다가 막판에 처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품선거사범만 1000명 넘어
대검찰청은 전국 1346개 조합에서 치러진 선거와 관련해 공소시효(6개월) 만료일인 지난 8일까지 모두 1441명을 입건해 836명을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2019년 제2회 조합장 선거 때와 비교하면 입건은 10.6%, 기소는 10.1% 늘었다. 전국의 단위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은 선거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대표를 동시 선출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리하에 4년마다 3월 둘째주 수요일에 투표를 시행한다.

입건된 당선자는 총 226명이며 이 중 103명이 기소됐다. 전체 당선자(1346명)의 7.6%에 해당한다. 조합별로는 농협 81명, 수협 13명, 산림조합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선거에서도 금품선거로 입건된 사람이 가장 많았다. 금품선거사범은 1005명으로 전체 입건자의 69.7%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흑색선전(9.5%) △사전선거운동(4.0%) △임원 등의 선거 개입(2.6%)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33명도 모두 금품선거사범일 정도로 ‘돈 선거’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다. 제주 지역의 한 당선자는 지난 1~3월 조합원 등 총 63명에게 1만원권 농협상품권 850장을 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전북 지역의 한 조합장 당선자는 올초 “경쟁 상대에게 후보자 등록을 안 하면 1억70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흑색선전 유형이 가장 많은 공직선거와 달리 조합장 선거는 여전히 금품 수수 등이 고질적인 병폐”라며 “유권자가 적어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데다 지역사회에서 사적 관계에 얽매여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6개월 공소시효’ 부작용
조합장 선거 역시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6개월에 불과한 공소시효로 인해 시간에 쫓기다가 막판에 부랴부랴 처리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의 이번 조합장 선거 관련 사건 처리율은 공소시효 만료 15일 전 기준으로 53.4%에 그쳤다. 공소시효가 끝나기 보름 전까지도 절반에 가까운 사건이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얘기다. 조합장 선거 사건처리율은 1회 선거 때는 88.0%, 2회 선거 때는 72.6%였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특히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이 적용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되면서 더욱 처리 속도가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검사는 선거범죄 중 공직선거법상 금품선거, 공무원 선거 개입 등 일부 범죄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

대검 관계자는 “공소시효 만료 1개월 전부터 경찰에서 수사하던 280명 이상의 사건이 검찰에 집중 접수됐다”며 “검경 모두 시간적 한계에 부딪힌 채 공소시효에 쫓겨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수사 시스템의 문제가 또 한 번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 등 앞으로 예정된 주요 선거 때도 이 같은 부작용이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선거범죄 공소시효를 1~2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국회 등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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