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헤라가 일본 공략 보폭을 넓히고 있다. 헤라는 이달 초부터 현지에 팝업스토어(사진)를 운영하고 유명 유통업체에 입점하는 등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일본을 시작으로 태국 등 아세안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대형 쇼핑몰 스크램블스퀘어에 헤라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7일 발표했다. 일본 소비자가 헤라의 대표 제품을 사용해보고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달 1일에는 일본 최대 규모 뷰티정보 플랫폼이자 편집숍인 아토코스메의 도쿄점과 오사카점에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헤라 제품을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한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며 “지난 7월 현지 유통사, 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한 VIP 행사에서도 블랙핑크 제니가 광고한 블랙쿠션과 센슈얼누드밤, 센슈얼누드글로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4월 에스쁘아, 지난해 9월 라네즈에 이어 이달 초에는 기초화장품 중심의 기능성 브랜드 에스트라를 일본에 상륙시켰다. 라네즈의 네오쿠션, 립슬리핑마스크 등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자 직접 진출을 택했다.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이런 행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대 중·후반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현지 브랜드의 급성장, 코로나19 사태, 중국 내 소비 둔화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2019년 4278억원에서 지난해 2142억원으로 50% 쪼그라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찍은 중국 다음 공략 지역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북미 지역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4%에서 올해 절반 아래(43%)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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