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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 실현' vs '주가 방어'…다른 길 걷는 대주주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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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에 따라 장내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최대주주가 늘고 있다.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에 올라탄 상장기업의 대주주는 서둘러 현금화하고 있다. 반면 자산주, 가치주 같은 소외주의 대주주는 저점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주가 급등하자 374억원 현금화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 최대주주인 박치영 대표는 지난달 23일과 24일 세 차례에 걸쳐 20만 주(2.51%)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했다. 주당 18만~19만원대에 팔아 374억원을 현금화했다. 윤성에프앤씨는 작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2차전지 장비업체다. 박 대표는 상장하면서 보유 지분(58.46%) 전체에 대해 2년6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이번에 매각한 지분은 2대주주인 프리미어루미너스 측에 넘긴 지분 중 일부를 되사와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성에프앤씨는 2차전지 테마주에 올라타면서 지난 7월 장중 26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상장 첫날 4만원 수준에서 네 배가량으로 급등하자 대주주가 일부를 처분한 것이다. 윤성에프앤씨 시가총액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코스닥 시가총액 3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급등했던 서남의 최대주주는 주가 급등을 틈타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는 지난달 서남 주가가 급등한 사이 지분 10.09%(225만 주)를 전량 장내에서 팔았다. 서남 주가는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해 한 달 사이 3000원 수준에서 1만5000원대로 급등했다. 서남 대주주가 지난달 9~11일 6000원대와 7000원대에서 집중적으로 팔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돌변했다.
○소외주 대주주들의 매수 행렬
테마주 랠리에서 소외된 중소형주 대주주들은 장내 매수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대한방직의 최대주주인 설범 회장은 지난달 18일부터 연일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설 회장은 7억원을 들여 회사 주식 7만1030주(1.3%)를 사들였다. 설 회장의 대한방직 보유 지분은 22.5%에서 23.8%로 증가했다.

대한방직 주가는 지난 6월 주가조작에 휘말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폭락했다. 당시 5만원대였던 주가는 1만원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주가가 연초 대비 5분의 1토막 이하로 추락하자 설 회장이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모듈 생산 업체인 엠씨넥스와 WISCOM, 부국철강 등의 대주주도 이달 들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가 매수에 나선 뒤 주가가 뛴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 소재인 커패시터 필름을 생산하는 삼영은 최대주주 이석준 회장의 장내 매수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주당 평균 3831원에 3만 주(0.09%)를 사들였다. 주가는 이후 6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커패시터 필름 쇼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함에 따라 회사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이광식 환인제약 회장도 지난달 초 세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22만 주(0.1%)를 장내 매입했다. 30억원 규모다. 이 회장의 환인제약 지분율은 19.3%로 높아졌다. 환인제약 역시 올해 소외된 주식으로 꼽힌다. 주가는 연초 1만7000원대에서 한 달 전 1만2410원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이 회장이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는 1만5000원 부근까지 반등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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