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여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12시간만 쓰는 단식 투쟁 방식을 두고선 '출퇴근 단식'이라는 조롱이 나오고, 텀블러에 든 내용물이 무엇이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질 않는 분위기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당뇨병은 제대로 단식하면 2∼3일도 못 버틴다는데, 규탄대회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의) 목소리가 우렁차다"며 "정신력이 대단한 것인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텀블러와 티스푼의 힘인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가짜뉴스 선동 집회' 집회를 마친 이 대표는 다시 국회로 돌아와 단식 농성장에 자리를 잡았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그토록 조롱하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이라며 "이쯤에서 출퇴근·웰빙 단식은 그만두길 바란다"고 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에서 "경호상의 핑계로 출퇴근 단식을 한다니, 국회 본관 내 모처에서 취침한다는 이 대표에게 초밥이 배달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며 "국민들은 민생을 외면하고 온갖 술수를 부리며 딴짓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한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시간을 보낸다. 나머지 12시간은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경호 등 안전 문제에 따른 방침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식 기간 출퇴근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국회에 있지만, 경호 문제로 밤에는 국회 내 실내로 이동한다"며 "안전 문제를 고려했다"고 했다. '출퇴근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온 대목이다.
단식 중간중간 이 대표가 들고 마시는 텀블러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속이 마시지 않는 탓에 내용물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을 비롯한 친여 성향 네티즌들은 이 대표가 영양 보충을 돕는 음료를 마신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보온병에는 따뜻한 물이 들어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기력이 많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물과 함께 소금도 먹으며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국민만 믿고 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많은 분들께서 단식 천막을 찾아와주셨고, 어쩌면 일상에 치여 바삐 지낼 때보다 더 깊은 고견을 듣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말씀이 밥보다 더 든든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