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조치를 지난달 3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WTO 통지문에서 수입 중단에 대해 "공중의 생명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키고 위험을 완전하게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라며 "(오염수 방류는) 공중의 건강과 식품의 안전에 통제 불가능한 위험을 준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WTO 통지로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금수 조치의 즉각적인 철폐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WTO 위생·식물위생(SPS) 협정에서는 다른 나라와 무역에 현저한 영향을 주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회원국에 의무적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일본 측이 향후 SPS 위원회 회의 등에서 반론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중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로 피해를 보는 자국 수산업자를 긴급 지원하기 위해 200억엔(약 1800억원)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으로 수출량이 많아 금수 타격이 큰 가리비의 일본 내 가공 시설을 지원해 새 수출 대상국을 개척하도록 돕는다. 또 가리비 등 수산물을 일시적으로 임시 매입해 보관하고 국내 소비 확대 캠페인 등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수출 대상국 전환과 소비 확대, 가공체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정책 지원 패키지를 내주까지 마련하도록 관계 장관들에게 최근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이와 별도로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산 사업자 보호 대책을 위해 기존에 800억엔(약 7230억원)을 적립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인간과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중국 측의 주장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모니터링에 다른 나라가 참가하지 않는다고 주일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주장한 데 대해 "미국, 프랑스, 스위스, 한국의 분석기관이 참여하고 있어서 국제적이며 객관적"이라고 반박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